최근 몇 년간 건설경기의 저조한 성적이 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 감소로 직결됐다.

건설현장의 감소가 건설근로자 일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여파로 작업이 불규칙한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25일 ＜e대한경제＞가 건설근로자공제회의 ‘건설근로자 근로일수 신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분기(1∼3월) 누적 근로일수는 2889만6000일로 4년 전인 2017년 같은 기간(3271만6000일) 대비 11.6% 줄었다.

건설근로자 근로일수 신고는 퇴직공제 적립일수와 연동되는 것으로, 해당 기간 건설근로자들이 건설현장에 출근한 일수의 총합을 의미한다.

연도별로 보면 이같은 추이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2017년 1∼12월 1억4576만3000일이던 근로일수는 △2018년 1억4004만9000일 △2019년 1억3549만6000일 △2020년 1억3018만1000일로 이 기간 약 1500만일이나 감소했다.

이같은 추세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 근로일수는 871만9000일로 2017년 3월(1108만4000일)에 비하면 21.3%나 적은 수준이다.

건설근로자공제회 관계자는 “몇 년간 이어진 건설경기의 하락세가 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올해도 근로일수 감소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건설업계가 체감하는 어려움이 가장 컸다.

지난해 3월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건설경기실사지수(CBSI)는 59.5로 2008년 3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지수(58.2)와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기준선인 100을 한참 하회하는 수준으로 당시 업계가 바라보는 건설경기가 최악이었다는 것은 방증했다.

올해의 경우 지난해보다는 개선된 상황이 보여진다.

올해 3월 CBSI는 전월 대비 12.4포인트 상승한 93.2를 기록했다. 작년 같은 시기보다 대폭 개선된 수치다. 건설업계는 4월 CBSI를 107.1로 전망하며 약 6년여 만에 기준선(100)을 상회했다.

박철한 건산연 연구위원은 “주택사업 위주로 건설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라며 “봄철 수주와 공사가 증가하는 계절적 요인과 3개월 연속 지수가 하락한 데 따른 통계적 반등 효과가 지수에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무엇보다 수주와 기성 등 공사 물량이 주택 사업을 위주로 증가한 것이 결정적”이라며 “정부가 주택 공급 확대에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최근 공사 착공이 급격히 증가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건설근로자들의 ‘일자리’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형건설사를 중심으로 속속 도입되고 있는 스마트 건설 기술 등의 영향으로 건설인력 수요가 예전같지 않다는 이유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부터 공공 공사의 발주 등은 SOC 예산의 증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이지만, 업계가 건설인력을 ‘리스크’로 바라보는 시각이 생겼다”면서 “여기에 스마트 건설 기술이 도입되면 인력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드는 순간이 올 수 있다”고 말했다.

권성중기자 kwon88@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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